지난 해 7월 첫선을 보인 애플 앱스토어의 다운로드 건수가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15억 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전자신문 기사에 따르면 현재 앱스토어에서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은 6만 5천개에 달하며, 애플 개발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수도 77개국에 걸쳐 1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최근 애플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 승인정책과 관련해 들려오는 소식들은 지배자가 휘두르는 권력에 대한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한다.

주지하다시피, 애플은 자사가 개발한 플랫폼이나 디바이스에 상당히 폐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밑의 포스팅에서 다룬 바처럼 자사 기기를 통해서만 접속 가능한 아이튠즈뿐 아니라, 앱스토어의 운영정책도 마찬가지다.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에 등록이 가능하고 불가능한 지는 철저히 애플의 기준에 따르는데, 구체적인 기준이 무엇인지 또는 애플리케이션 등록이 거절당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분명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이미 많은 개발자들이 이에 불만을 갖고 보다 분명한 정책과 설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애플은 묵묵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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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얼마 전 아이폰을 세게 흔들어 아기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Baby Shaker’라는 게임이 올라왔다가 부모들의 항의로 삭제되는 소동이 있었다. 이런 게임이 승인 절차를 거쳐 등록되었던 반면, ‘Eucalyptus’라는 모바일 e북 리더기에 대해서는 성인 콘텐츠를 담고 있는 e북에 접속할 수 있다는 이유로 등록을 거부했다가 이후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구글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인 구글 보이스가 불분명한 이유로 승인을 거절당하면서, FCC가 승인이 거절된 사유를 놓고 반독점 위반이 아닌지 조사에 나섰다.
 
BusinessWeek에서는 애플이 거부한 20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있는데 어떤 것은 수긍할 만 하고, 어떤 것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애플에서 거절당한 애플리케이션을 모은 'Cydia'라는 스토어까지 생겨났다는 것이다. 물론 애플이 승인하지 않는 스토어이지만, 공식 앱스토어에 없는 재미있는 애플리케이션들로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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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입장에서는 수 만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면서 일일이 애플리케이션의 거절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지나치게 번거롭고 사소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개발자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몇 달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는데 명확한 이유도 없이 거절당한다면 그처럼 분하고 억울한 일도 없다. 노키아, 림 등 애플 앱스토어의 경쟁자들이 하나 둘 등장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는 분명 애플의 내부적인 균열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이번 구글 보이스의 등록 거부는 FCC 조사뿐 아니라 이용자 사이에도 그 이유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입맛이 껄끄러운 것은 경쟁 앱스토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절대적인 위치는 적어도 앱스토어의 전반적인 인기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변치 않으리라는 전망 때문이다. 소수 개발자의 불만은 찻잔 속의 태풍일 뿐, 애플은 여전히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이다. 아무리 애플의 정책이 치사해도 개발자는 먹고 살기 위해 최대 시장인 애플 앱스토어에 빌붙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니아 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업고 성장한 애플, 그러나 아이튠즈 또는 앱스토어의 사례에서 보듯이 매스마켓에서도 군림하는 기업이 마냥 쿨하고 멋질 수는 없다. 그저 애플의 아량을 기대할 수밖에.

Posted by Enya 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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