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 시장의 열악함
그러나, 코아로직과 엠텍비전 등 휴대폰용 카메라칩을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팹리스 시장은 그 동안 큰 성장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업구조가 매우 취약하고 매출 측면에서도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이다. 아래 그림은 해외 팹리스 기업 및 국내 팹리스 기업의 매출액 추이를 나타낸다.
Source: 정보통신연구진흥원, 2008년 7월
국내 기업들은 제품이 모바일용 멀티미디어 프로세서를 비롯한 특정 제품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팹리스의 트렌드인 통합화에 발맞추어 가고있지 못하기 때문에 미래 시장에서의 성공을 장담하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
글로벌 팹리스 시장의 흐름
전세계 팹리스 시장의 성장은 Qualcom, Broadcom, NVidia등 Baseband 및 Application Processor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IP를 중심으로 한 설계역량이 중요시되고 칩의 통합화를 가속화 하고 있다. 통합 반도체 칩을 출시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들은 지속적인 M&A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CDMA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한 퀄컴은 각종 업체의 인수를 통해 지난 2001년 부터 통합칩을 선보이기 시작하여, 현재는 3G 시장에서도 M/S 20%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큰 Fabless 업체로 성장하였다. 퀄컴은 Baseband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Embedded CPU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ARM Core를 활용한 Snapdragon이라는 독자 칩을 제작하여 1GHz까지 속도를 향상시켰다. 퀄컴은 이를 바탕으로 MID 혹은 CE 분야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을 바탕으로 퀄컴은 휴대폰 시장에서의 확고한 위치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CE 분야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이 아톰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MID시장에서 성공하려 하고 있지만, 통신 시장에서 Baseband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휴대폰에서 확장해 가려는 퀄컴의 계획이 좀더 파괴력이 있을 것으리라고 본다.
DVD 칩을 만들다가 중국 GSM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MediaTek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ADI의 모바일 사업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NXP와 ST마이크로의 결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NXP와 ST마이크로는 오는 3분기까지 무선사업부를 통합한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발표했다. 이로인해 NXP와 ST마이크로의 합작사는 퀄컴, TI에 이어 휴대폰용 반도체 시장에서 3위에 오르게 되었다.
Baseband와 Application을 중심으로 한 통합화의 흐름, 그리고 업계간 M&A에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 것인지 우려가 된다.
미디어텍의 사례
국내 팹리스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미디어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텍은 DVD용 반도체를 제조하던 회사였으나 뒤늦게 휴대폰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미디어텍의 영업이익률은 최고수준에 이를 정도이다.
미디어텍의 이러한 성공에 대해 IT SoC Magazine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1. 끊임없는 변신: DVD, 휴대폰, TV로의 끊임없는 변신
2. 완성도 높은 레퍼런스 디자인으로 시장 장악
3. 시간차를 두고 시장에 진입하여 매출 규모의 급속한 확대
4. EMS 업체가 많은 지리적인 이점 활용
Source: IT SoC Magazine, 2008년 7월
미디어텍은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지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기에 시장에 진입하여 양적 확대를 꾀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이와함께 완성도 높은 레퍼런스 디자인을 제공하여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켰다. 최근에는 NuCORE Technology 인수를 통해 GPS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미디어텍의 변화와 과감한 투자는 국내 기업에게도 시사점을 안겨준다.
국내 팹리스 기업의 생존전략은...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대부분 벤처기업에서 시작하여 자본 구조가 매우 취약하다. 품목 또한 대부분 휴대폰용 멀티미디어 칩에 집중되어 있어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디어텍의 사례를 참고하여 시장상황에 맞게 변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변화의 시점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M&A를 통한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전세계 팹리스 산업의 흐름에 발 맞추어 국내 업체간, 혹은 해외 업체와의 M&A를 통해 규모를 확대할 필요도 있다.
필자는 최근 퀄컴의 모 마케팅 담당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이 분이 하는 얘기는 "퀄컴이 하지 않는 틈새 영역을 찾아 집중 투자하라"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카메라칩 및 멀티미디어칩이 이러한 좋은 예였다. 그러나 통합칩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퀄컴에게 곧 시장을 빼앗기고 말았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만약 휴대폰용 반도체 시장의 공룡인 퀄컴과 정면 승부가 가능하다면 집중 투자를 통해 퀄컴에 맞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면승부가 어렵다면 퀄컴이 진출하지 않았거나 취약한 분야나 공략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텍의 GPS 시장 공략이 좋은 예일 것이다. 국내 모 대기업이 GPS분야의 최대 생산자인 SiRF Technology 인수를 고려했던 적이 있었다. 만약 SiRF를 인수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